임시정부 외교수장 사퇴 의사…지방선거 참패 속 분열 심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맞서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야권 주요인사인 훌리오 보르헤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망명 중인 콜롬비아에서 화상 회견을 열고 임시정부 외교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르헤스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가 지난 2019년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후 임시정부의 외교 수장 역할을 해왔다. 현재 미국 등 주요 서구국가들이 마두로 대신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보르헤스는 "임시정부는 완전히 없어져야 한다"며 "임시정부는 독재를 몰아내는 도구가 돼야 하는데 지금 우리가 보기엔 임시정부가 망가졌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내홍과 분열은 일찌감치 관측됐다.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선언 후 3년이 다 되도록 마두로 정권이 굳건하게 건재를 과시하면서 야권 내에서 지도부의 전략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간 주요 선거를 보이콧했던 야권이 내부 격론 끝에 지난달 지방선거엔 동참했으나 내부 분열 탓에 주지사 23명 중 3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고, 선거 참패 이후 허약한 야권 동맹도 더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편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마두로의 사회주의 여당은 바리나스주 주지사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하고, 호르헤 아레아사 전 외교장관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대법원이 이 지역에서 근소하게 앞서던 야권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 데 따른 것이다.
친(親)마두로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야권 지지자들이 거센 항의 시위를 벌였다. 유럽연합(EU) 선거 참관단 등도 선거 전부터 정부가 일부 야권 후보들의 출마를 막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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