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교행사 참석차 방한 중인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이 12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와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외교부는 양측이 양국관계, 상호 상주공관 개설, 실질협력, 지역정세 및 국제무대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쿠바 수교가 양국관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수교를 계기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조속한 시일 내 상호 상주 공관 개설이 마무리돼 양국 관계 발전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 차관보는 주쿠바대사관 개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상반기 중 아바나에 임시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우리측 공관 개설 요원이 금주 중 아바나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페레이라 총국장은 지난달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개시한 쿠바측 공관 개설요원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주한대사관 개설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바측 공관 개설요원은 마리오 알주가라이 로드리게스 주중국 쿠바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그는 이날 협의에 '주한대사대리' 직함을 달고 배석했다. 다만 실질적인 대사대리로 활동하기보다는 공관 개설을 위한 실무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아울러 개발협력, 경제협력, 인적교류, 문화·스포츠 협력 등 그간의 양국간 교류를 평가하고, 상호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쿠바 측은 한국 기업의 쿠바 투자 및 양국간 교역 확대, 농업, 에너지, 보건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 증진을 기대했다. 정 차관보와 페레이라 총국장은 지역정세 논의 과정에서 북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한반도 정세와 북한 도발 등에 대한 입장을 쿠바 측에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형제국이라고도 불리는 쿠바 측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최근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 도발 행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였을지 주목된다. 구체적인 쿠바측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협의에 참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쿠바 측이) 우리 상황에 대한 인식과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레이라 양자총국장은 이날 오전 협의를 위해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뒤 의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번이 첫 공식적인 만남"이라며 "양자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미소를 지으며 "남한 이슈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페레이라 총국장은 지난 2월 한-쿠바 수교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파견된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등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13일 출국한다. 외교부는 이번 협의에 대해 "수교 이후 양국 고위급이 만나 제반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한 첫 번째 공식 협의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오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협력 가능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으며, 양국 외교부간 고위급 협의를 활성화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전했다. hapyr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