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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脫서방' 룰라, 친중·친러 광폭행보에…멀어지는 미국-브라질2023-05-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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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고 온 데 이어 남미 순방 차 자국에 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환대하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쏟아내 미국이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나서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기를 그만두고, 당사국들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협상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하며, 서방 주요국들이 평화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시 주석과 만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서구의 심기를 자극했다. 시 주석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평화적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의 평화협상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했으나 서방의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리고 있는 러시아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지금 상태에서 평화 협상에 들어가는 것은 러시아군에게 전황을 뒤집을 준비를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브라질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주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해 주고 있는 브라질의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룰라 대통령의 언급은 오해에 의한 것 같다"라며 "미국과 유럽이 마치 평화에 관심이 없다거나 전쟁의 책임이 있다는 듯한 말은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룰라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금까지 서방국 중에서 룰라 대통령의 평화 제의에 동조한 지도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밖에 없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브라질리아에 있는 한 유럽 국가의 외교관은 로이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자는 것은 결국 러시아 편에 서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커비 조정관의 언급에 대해 "그가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초 재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해달라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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