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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반정부 시위’ 볼리비아, 계엄 선포하나…비상사태 제한법 폐지2026-06-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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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내륙국 볼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시사하며 군 투입을 위한 법적 정비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각)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 권한을 제한하던 관련 법률을 폐지한다고 전날 관보에 게재했다. 군대의 시위 진압권 사용을 경찰이 통제 불능인 상황으로만 제한했던 2020년 법안을 폐지한 것이다. 새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때 의회는 72시간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볼리비아 정부는 앞으로 계엄령 등 비상조치를 보다 폭넓게 발동할 수 있게 된다. 시위 진압을 위해 군 병력을 거리로 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지난 6일 시작된 시위는 임금 인상 문제와 대농·농기업에 유리한 농업·토지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며 촉발됐지만, 이후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노동자·농민 단체 등이 주도한 시위는 볼리비아 9개 주 가운데 6개 주 이상에서 도로 봉쇄로 이어졌고, 라파스·엘알토 일대에서는 연료와 식량, 의약품 부족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약 180건의 시위가 발생했다. 지난주 시위에 참여했던 24살 청년이 총상을 입고 숨진 가운데, 당국은 실탄과 고무탄 사용을 부인했지만 시위대는 경찰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파스 대통령은 친시장주의 개혁과 긴축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연료 보조금 폐지와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대통령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파스 대통령은 자신의 급여를 50% 삭감하겠다고 밝히며 소상공인과 대중교통 운전기사, 자영업자를 위한 세금 감면 조치를 발표했지만, 성난 민심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파스 대통령은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강경 대응 가능성 역시 열어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스 대통령은 이날 사회 혼란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경제사회위원회 폐막식에서 “단순한 변덕으로 대통령을 축출할 수는 없다. 투표 결과와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헌법이 정한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이를 두고 파스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야권 아이마라당 소속 소니아 시냐니 의원은 화상 토론이 진행된 이날 “우리는 불 위에 휘발유를 붓고 있다”며 군 병력 투입이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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