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태국 호위함, 페루 잠수함 등 주요 국내외 조선 방산 프로젝트를 겨냥하며 방산 부문 수주 확대에 본격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2026년 경영진 간담회에서 특수선 부문 수주 목표를 30억1600만달러(한화 약 4조4600억원)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였던 15억6700만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특수선사업부 수주는 목표 대비 약 70% 수준에 그쳤다. KDDX 사업자 선정 지연,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사업 수주 불발,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사업 일정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올해를 통합 출범 이후 방산 사업 확대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고 생산 체계와 조직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함정 설계·건조 기술력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도크·설비 등을 갖춘 HD현대미포의 생산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미포가 보유한 도크 4기 가운데 2기를 특수선 전용으로 전환하고, 특수선 분야 설계 엔지니어 인력도 대규모로 채용했다.
이 같은 생산·조직 재편은 국내외 주요 함정·잠수함 수주전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 전반에서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KDDX는 배수량 8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업자 선정이 장기간 지연됐으나, 최근 방위사업청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 선정 방식을 확정하면서 올해 말 사업자 선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KDDX 수주에 성공할 경우 회사는 한국 해군 차세대 주력 수상 전투함 플랫폼을 확보하게 되며, 향후 해외 수출용 레퍼런스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태국 호위함 도입 사업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태국 해군은 노후 전력 교체와 해군 전력 현대화를 위해 4000톤급 호위함 4척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우선 2척에 대해 약 350억 바트(한화 약 1조64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비는 최대 3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중동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도입 사업이 주요 수주 기회로 거론된다. 사우디 해군은 해군 전력 현대화 계획에 따라 다목적 수상함 도입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수출형 호위함을 중심으로 수주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사업은 당초 지난해 하반기 발주가 예상됐으나 일정이 지연됐으며, 업계에서는 올해 중 사업 재개 여부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페루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 핵심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페루 국영 SIMA 조선소와 잠수함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1월부터 11개월 동안 진행된다. 전체 사업 규모는 1조4000억원(척당 7000억원)로 추정된다.
북미 시장에서는 한화오션과 원팀으로 참여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중장기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캐나다는 노후 잠수함 전력 교체를 위해 총 사업비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이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크로아티아 초계함 사업이 주목된다. 크로아티아는 다목적 초계함 2척 도입을 추진 중이며, 사업 규모는 최대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HD현대중공업은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 조선·방산 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도 올해부터 점진적인 확대가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한 후 수주를 노려왔으나, 지난해에는 수주가 1건에 그치며 가시적인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다만, 미 해군이 배치 함정의 유지·보수 수요 증가에 따라 한국 조선업체의 MRO 참여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국과 미국의 MRO 협력 확대가 2026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회사는 지난 7일 미 해군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세사르 차베즈(Cesar Chavez)’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새해 초부터 MRO 사업 확대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통합 시너지, 우수한 함정 건조역량·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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