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이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SNS 플랫폼 X(옛 트위터)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렸다. 전날 머스크의 브라질 내 금융 자산 동결을 결정한 데 이은 위력행사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머스크가 브라질에서 새로운 CEO를 임명하고, 미지급 일일 벌금을 24시간 내 납부하지 않으면 X를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선 4월 브라질 대법원은 X 내에서 거짓·증오 정보를 퍼뜨리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 계정이다.
하지만 X 소유주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모라이스는) 판사로 위장한 최악의 독재자"라며 "판사가 탄핵당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대법원이 차단 명령을 내린 일부 X 계정도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모라이스 대법관은 "X는 대법원이 차단한 계정의 재활성화를 포함해 법원 명령 불이행을 삼가야 한다"며 X에 대한 조사를 발표했고 결국 서비스 중단 명령까지 내렸다. 머스크와 브라질 사법부의 갈등은 이달 들어 격화했다. 지난 17일 머스크는 "대법원 판사의 검열 명령 때문"에 "브라질 사업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비밀 검열과 개인정보를 넘겨달라는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 그러면서 "판사가 콘텐츠 삭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회사의 법률 대리인 중 한 명을 체포하겠다고 비밀리에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머스크는 모라이스 대법관의 사인이 첨부된 문서를 하나 공개했다. X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하루에 2만헤알(3653달러)의 벌금과 함께 X 대표에 대한 체포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브라질 대법원은 금융 자산 동결로 응수했다. 전날인 28일 모라이스 판사는 머스크가 40% 지분을 보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은행 계좌를 동결시켰다. X에 부과된 누적 벌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29일 오후 8시까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라"며 불응시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관련 서류 미제출에 따른 벌금은 최소 2000만헤알(약 47억원)이라고 현지매체 폴랴가 보도했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계좌 동결이 불법"이라고 맞섰다.
한편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경제국으로 이번 분쟁으로 브라질에서 X가 사업을 철수하면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CNBC는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OOSGA에 따르면 브라질 내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1억7100만명 이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