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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국민참여예산 호응 없는데 확대한다는 정부...'원조' 브라질은 사실상 중단2025-12-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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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에 '국민참여예산'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지금은 국민이 "이런 사업 예산을 편성해달라"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예산이 확정된 후 집행하고 사후 평가할 때도 국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사업 확대는 국민참여예산 이용률이 매년 떨어지는 상황과 관련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예산안에 대한 국민 제안 건수는 ▲2023년도 2043건 ▲2024년도 1191건 ▲2025년도 718건 ▲2026년도 517건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해 이용 건수를 늘려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관가 안팎에선 그간 국민참여예산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부족한 점을 보완하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이용이 늘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도 있다. 전 세계에서 국민참여예산을 처음 도입한 브라질 도시 포르투알레그레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참여예산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 예정처 "홍보 부족·사후관리 부실 등 문제 발생"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민참여예산 이용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홍보 부족을 꼽았다. 이 사업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이 사업을 알고 참여해도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자신이 제안한 사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예산에 반영이 되는지, 반영이 안 됐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사후 관리도 부실하다고 했다. 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관세청·개인정보보호위원회·법제처·병무청 등 7개 부처는 최근 3년간 국민참여예산 사업 집행 현황을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악성 민원인이 개인 민원을 대거 투척해도 거를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해 2월 2025년도 예산안 관련 사업 제안 621건 중 457건을 동일 민원인이 게시했다.

◇ 해외에서도 중단 사례 속출… "정치 세력에 휘둘려"

국민참여예산 '원조' 격인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로 인해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이 도시는 1989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주민참여예산을 도입한 뒤 이 사업을 통해 하수도·도로 등 기초 인프라를 개선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집권 세력이 바뀌면서 국민참여예산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 또 이 시기 브라질이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월드컵 관련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이에 주민이 결정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후순위로 밀렸다. 일부 주민단체가 보조금 확보 경쟁에 몰두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스페인 세비야와 체코 프라하 7구,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등도 국민참여예산 제도를 시행했다가 중단했다. 주민 참여 부진, 운영비·행정 인력 부족 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국가 재정에 국민 참여를 높이려 한다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집권 정치 세력에 휘둘리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 참여 범위나 수준을 어느 정도로 둬야 적합할지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1stof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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