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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거세진 중남미 '핑크 타이드'…오는 10월 우루과이 대선에 촉각2024-08-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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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베네수엘라 대선이 일단 '좌파 마두로 3선 성공'으로 귀결되면서 중남미에서 좌파 정부 연쇄 출범(핑크타이드)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소득 재분배를 통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축소를 지향하는 온건 사회주의 성향 좌파 물결은 지난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됐다.

이어 브라질(2002년), 아르헨티나(2003년), 우루과이(2004년), 칠레·볼리비아(2006년) 등에서 좌파 지도자가 줄줄이 정권을 잡으면서 연대를 강화했다.

서방 언론과 정치학자들은 당시 이를 극좌(붉은 색)와 구분하기 위해 '핑크 타이드'(분홍색 물결)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중남미 좌파 정부는 미국과 서방 중심 경제 체제에 반대하면서 역내 블록화를 꾀했으며 소외계층을 위한 재분배 정책에도 역점을 뒀다.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은 중남미 좌파 진영의 '맏형' 역할을 자임하면서 산업 국유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난에 대한 민심 이반과, 국제 정세 흐름 속에 2010년을 전후로 그 세력은 크게 약화했고, 좌파 연대 버팀목이었던 아르헨티나(2015년)를 시작으로 페루(2016년)와 칠레(2017년), 콜롬비아(2018년), 파라과이(2018년), 브라질(2018년)에서 우파가 약진하면서 한동안 영향력을 상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베네수엘라는 니카라과, 쿠바 등과 함께 좌파 정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부침 속에 두 번째 핑크 타이드 기조가 형성된 건 2018년 중순께다.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90년 가까이 집권한 우파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후 페루,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민심이 잇따라 좌파 정권을 선택했고, 2022년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어 과테말라에서도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등 중남미 외교·안보 지형은 왼쪽으로 쏠리는 상황이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파나마 등지에 우파가 깃발을 꽂으면서 이 지역에서 좌파와 우파 정권이 균형을 맞추는 형국이지만, 인구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무게감은 여전히 좌파에 쏠려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좌파 물결의 주변 국가에 대한 파급 효과는 당분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우루과이가 오는 10월(경우에 따라선 11월 결선)에 대선을 치를 예정이어서 이제 관심은 우루과이로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엘옵세르바도르와 엘파이스 등 우루과이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중도좌파 성향 야권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미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로 꼽히는 '강소국' 우루과이는 역사적으로 좌·우파가 정권을 주고받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는 중도우파 성향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이 재임 중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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