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군사 퍼레이드. 태극기와 페루 국기를 나란히 단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와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가 시가행진 대열의 선두에 섰다. 페루 국영 방산기업 파메(FAME)와 맺은 3조원 규모 기본계약의 최종 이행을 앞두고 페루 군 당국이 한국산 주력 기동무기를 선보이며 전력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 방산 기업들이 중남미(페루·칠레)와 동남아(필리핀)로 수주 전선을 넓히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유럽산 우선 구매’ 기조를 강화하며 나토(NATO) 중심의 방산 블록을 쌓자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K방산은 페루의 육해공 전 분야에서 수주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54대와 K808 장갑차 141대의 본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국영 조선소와 공동 건조한 상륙지원함 침보테함을 성공적으로 진수시켰고, 1500t급 차세대 잠수함(2척) 도입 사업의 본계약 수주까지 조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페루 국영 항공정비기업과 손잡고 20여 대 규모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공략 중이다.
페루와 전력 균형을 맞추려는 칠레도 한국산 무기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칠레 해군의 독일제 노후 잠수함 교체 사업에 2000t급 맞춤형 디젤 잠수함을 제안하고, 4000t급 호위함으로 다목적 함정 사업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산악과 해안이 교차하는 중남미 지형에 특화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을 앞세워 칠레 육군 현대화 사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전력 증강이 시급한 필리핀은 49조원 규모 3차 군 현대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필리핀 해군의 2조원대 잠수함(2척) 도입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수출 전용 잠수함 모델을, 한화오션은 도산안창호급 기반 모델을 각각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KAI는 차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첫 해외 수출 길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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