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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베네수 지진 사망자 수 영영 모를 수도"…정부 집계에 불신 확산2026-07-02 13:49
작성자 Level 10

베네수엘라에서 정부 사망자 집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가 민간 실종자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영안실 관계자를 인용해 실제 사망자가 정부 발표치 두 배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NYT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확인한 공식 사망자 수가 ‘심각한 과소 집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진 발생 후 일주일 가까이 시간이 흘러 실종자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국영방송 VTV 연설에서 밝힌 사망자는 이날 기준 1,943명으로 민간 웹사이트 ‘베네수엘라 지진 실종자’에 신고된 실종자 4만1,704명의 4.6% 수준이다.


카라카스 주요 영안실에서 근무하는 법의학자 2명이 NYT에 밝힌 사망자 추정치는 4,000명에 이른다. 매일 라과이라주 영안실에 도착하는 시신을 근거로 산출한 수치다. 카라카스 주재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매일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조견과 응급 구조대를 현지에 파견한 스위스 비영리 수색 구조협회 레독(REDOG)의 회장 린다 호르니스버거도 “(실종자는) 대부분 사망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NYT에 밝혔다.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흘러도 사망자 수를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BBC 스페인어판은 이날 “실종자들의 시신은 영영 발견되지 않을 수 있고 참사의 진정한 규모를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BBC는 지진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주마저 아직 구조대나 중장비가 도착하지 못한 지역이 많고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빈약한 장비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사망자 명단에서 두 딸의 이름을 찾던 딜리스베스 에레이라는 “아무도 잔해를 파헤칠 기계나 구조대를 보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정권에 유리한 정치적 상황을 조성하려고 사망자 규모를 은폐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오빠(호르헤 로드리게스 현 국회의장)는 며칠째 피해 지역에 친척을 둔 시민들이 직접 만든 정보망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실종자 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사망자를 집계할 때 활용해야 할 체계 자체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공 또는 민간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부상자들에 대한 공식 정보망은 물론, 가족에게 인계되지 않은 시신들에 대한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 엘나시오날은 범미보건기구(PAHO)가 내놓은 베네수엘라 지진 보고서를 인용해 “법의학과 영안실 업무가 붕괴했고, 실종자 추적과 피해자 기록이 불충분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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