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우파 지도자들이 잇달아 집권하는 이른바 ‘블루타이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브라질과 콜롬비아 대선이 좌파 진영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에선 통산 4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그의 건강 문제가 대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성향이 강한 콜롬비아에서는 좌파 여당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중남미 좌파 흐름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지상파울루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81세인 룰라 대통령은 전날 피부암의 일종인 기저세포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초기 단계 암으로 진단됐으며 총 15회의 방사선 치료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정상적으로 국정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브라질 역사상 최고령 현직 대통령인 그의 건강 문제가 오는 10월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유력 주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앞서고 있지만 후두암·고관절 수술·뇌출혈 수술 등 잇단 건강 악화 이력이 부담으로 거론된다. 특히 룰라 대통령 이후 브라질 좌파를 대표할 차기 주자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외신들은 그의 건강 문제가 중남미 좌파 진영 전체의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중남미에서는 2000년대 초반 반미·복지 확대를 내세운 좌파 정권들이 잇달아 집권하는 이른바 ‘핑크타이드’ 흐름이 장기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 둔화와 재정 악화, 치안 불안이 심화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기존 좌파 정부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고 이를 배경으로 강경 치안과 시장 중심 개혁을 내세운 우파 지도자들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급진 자유주의 경제 개혁을 앞세웠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초강경 범죄 소탕 정책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1일 치러지는 콜롬비아 대선 1차 투표는 중남미 좌파 흐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된다. 콜롬비아는 오랜 기간 친미·보수 성향이 강했던 국가로 2022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당선은 중남미 좌파 확장의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됐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페트로 대통령의 후계자로 나선 여당 후보 이반 세페다 상원의원이 40% 안팎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좌파 명문가 출신인 세페다 후보는 빈민층 지원 확대와 사회 지출 확대, 마약 카르텔 및 반군 세력과의 평화 협상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페트로 정부의 좌파 노선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극우 성향의 아벨라르도 데라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엘살바도르식 강경 치안 정책과 거대 교도소 건설, 비상사태 활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세페다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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