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대통령은 또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69)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사법적 박해'라고 주장하며 그를 옹호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고 브라질 매체 G1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행사가 2026년 대선을 앞두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투표 시스템 불공정성 등에 대한 주장을 반복하다 2030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는 않았다고 G1은 덧붙였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CPAC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또다시 비판할 경우 자국 대사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은 이날 '깨지기 직전에 놓인 관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익명의 브라질 정부 관계자가 "룰라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대사 철수 등 심각한 외교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처럼 사실상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양국 관계를 크게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브라질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라고 맹비난하면서 "공산주의자들과는 교역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겨냥, 최근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회담 선결 조건으로 밀레이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후 두 사람은 7개월 넘게 대좌하지 않고 있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8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
아르헨티나 매체들은 (밀레이 대통령 부재로) 같은 우파 성향인 의장국의 산티아고 페냐(45) 파라과이 대통령에게도 "외교적 결례를 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메르코수르가 현재 최고의 순간에 놓인 건 아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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