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동향

제목美, 베네수엘라 OPEC 탈퇴 조건으로 ‘유전 100년 임대’ 빅딜2026-09-02 15:28
작성자 Level 10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하는 대신 핵심 유전을 미국에 100년 임대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미국 내 물가 상승을 불러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고육책을 꺼내 든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미국 고위 당국자와 논의한 끝에 OPEC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악시오스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베네수엘라와 유전 거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국의 석유 비축량은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 계약을 단지 ‘크다(huge)’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massive)’”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생산성이 가장 높은 10여 개 핵심 유전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이들 유전은 과거 베네수엘라 정권의 핵심 측근이나 중국 자본이 통제했던 자산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생산량을 제한받아온 베네수엘라도 협상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동맹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OPEC의 영향력을 대폭 축소할 ‘석유 강국’의 탄생을 구상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가 생산 쿼터에서 자유로워지면 장기적으로 생산을 극대화해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OPEC은 잇단 이탈로 흔들리고 있다. 이란·이라크·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만든 OPEC은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 등이 추가로 가입해 12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UAE는 4개월 전 탈퇴를 선언했고 이라크 등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까지 이탈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OPEC의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유전 지분을 넘기는 대가로 미국 민간 석유 기업의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방치됐던 유전 개발이 정상화되면 석유 판매 수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남미 최대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장기간의 경제난과 설비 노후화, 미국의 제재 등으로 수년간 급감했다. 지난달 생산량은 하루 약 116만 배럴로 10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OPEC의 할당 제한에서 벗어나 생산량을 늘려 경제난을 극복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양국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든 것은 올 1월 미군이 베네수엘라 지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하고 카라카스에 협력적인 지도부가 들어선 직후다. 올 3월 두 정부는 7년 만에 외교·영사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석유·광업 분야 협력과 투자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거래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 독트린’의 핵심 성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51번째 주’로 부르며 미국이 이 나라의 원유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해 왔다.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가 이뤄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전 지도자를 축출하고 원유 판매를 장악한 후 카라카스에서 진행된 대규모 정치 재편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타국 경제에 개입한 사실상 전례 없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례적으로 협상을 밀어붙이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 생활물가로 전이되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저가 유통 업체 달러제너럴은 1달러 상품 코너 ‘밸류밸리’를 내세워 2분기 매출이 16% 이상 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값싼 고기 수입 규제를 낮춘 것도 물가 민심을 의식해서다.


see1205@sedaily.com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